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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보호 구역에서의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 공존을 위한 전략

by 오아시스rr 2025. 6. 2.

전 세계 바다는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을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생물 다양성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어업 활동과 환경 파괴로 인해 해양 생태계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해양 보호 구역(Marine Protected Areas, MPA) 설정이 확산되고 있으며, 동시에 어업 종사자들의 생계와 환경 보호를 조화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양 보호 구역의 개념과 목적을 살펴보고, 생태계 보전과 어업 활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탐구해보겠습니다. 특히 지역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공동 관리 모델부터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접근법까지, 실제 성공 사례들을 통해 해양 환경과 어업이 공존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해양 보호 구역에서의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을 묘사한 이미지
해양 보호 구역에서의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

 

 

해양 보호 구역(MPA)의 개념과 목적

해양 보호 구역의 정의와 필요성

해양 보호 구역은 해양 및 연안 생태계의 보전을 목적으로 법적, 행정적 조치를 통해 특별히 관리되는 해역을 의미합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MPA는 "해양 환경의 장기적 보전을 위해 법률이나 기타 효과적인 수단을 통해 보호되는 조간대 또는 조하대 지역"으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보호 구역 설정의 필요성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양 환경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어족 자원의 약 34%가 남획 상태에 있으며, 해양 생물 다양성 또한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호초 생태계의 경우 지난 30년간 절반 이상이 파괴되었으며, 이는 해양 먹이사슬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해양 보호 구역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으로 작용합니다. 보호 구역 내에서는 어업 활동이 제한되거나 금지되어 어류와 기타 해양 생물들이 안전하게 번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서식지를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해역으로의 어류 유출 효과를 통해 더 넓은 범위의 어업 자원 회복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MPA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해양 보호 구역이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먼저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보호 구역 내 어류 개체수와 생물량의 증가입니다. 전 세계 124개 해양 보호 구역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 연구에서는 보호 구역 설정 후 어류 밀도가 평균 166% 증가했으며, 개체 크기는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유출 효과(spillover effect)'라고 불리는 현상입니다. 보호 구역 내에서 증가한 성어들이 경계를 넘어 인근 어장으로 이동하면서 전체 어업 자원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입니다. 캘리포니아 연안의 연구 사례에서는 보호 구역 경계로부터 1-2km 떨어진 지역에서도 어획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태계 복원력(resilience)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등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해 보호 구역 내 생태계가 더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다양한 연령층의 개체들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유전적 다양성이 보전되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의 필요성과 기본 원칙

지속 가능한 어업의 정의와 중요성

지속 가능한 어업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미래 세대가 동일한 해양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어업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어획량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서,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법입니다. 전통적인 어업 관리는 주로 단일 어종에 대한 최대지속어획량(MSY) 개념에 기반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지속 가능한 어업 개념은 생태계 전체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어업 활동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다각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여기에는 목표 어종뿐만 아니라 혼획, 서식지 파괴, 생태계 구조 변화 등의 요소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지속 가능한 어업의 중요성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와 직결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산물 소비량은 현재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어업 방식으로는 이러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자원의 재생 능력을 고려한 어업 방식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생태계 기반 어업 관리(EBFM) 접근법

생태계 기반 어업 관리(Ecosystem-Based Fisheries Management, EBFM)는 지속 가능한 어업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이 접근법은 개별 어종이 아닌 생태계 전체를 관리 단위로 하여, 종간 상호작용, 서식지 요구사항,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EBFM의 핵심 원칙은 예방적 접근(precautionary approach)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관리 조치를 취하여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특히 해양 보호 구역과 같은 공간 기반 관리 도구의 활용을 강조합니다. 적응적 관리(adaptive management) 개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생태계의 변화와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관리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개선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모니터링 시스템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합니다. 또한 EBFM은 사회경제적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어업 종사자들의 생계, 지역 커뮤니티의 전통적 어업 방식, 시장 경제의 요구 등을 생태적 고려사항과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환경 보호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해양 보호 구역 내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 사례

지역 커뮤니티 주도의 공동 관리(Co-management) 모델

지역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공동 관리 모델은 해양 보호 구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속 가능한 어업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정부의 규제와 지역 어민들의 전통 지식을 결합하여 효과적인 자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필리핀의 아포섬(Apo Island) 사례는 이러한 접근법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입니다. 1980년대 초 과도한 어업으로 인해 어족 자원이 고갈 위기에 처했던 이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 보호 구역을 설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섬 주변 해역의 10%를 완전 금어구역으로 설정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지속 가능한 어법만을 허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 공동 관리 시스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강한 소유의식입니다. 외부에서 강요된 규제가 아닌,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만든 규칙이기 때문에 준수율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어업 지식과 현대적 과학 지식을 결합하여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을 도출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보였습니다. 보호 구역 설정 20년 후, 어류 생물량은 설정 이전보다 약 40배 증가했으며, 어민들의 평균 소득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더불어 생태 관광의 발달로 지역 경제에 추가적인 수입원이 생겨났습니다.

어획량 제한과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현대적 기술을 활용한 어획량 관리와 선별적 어법은 해양 보호 구역 주변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노르웨이의 로포텐 제도(Lofoten Islands) 주변 해역은 이러한 접근법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개별양도가능어획할당량(ITQ) 시스템을 도입하여 어획량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각 어선에 연간 어획 할당량을 배정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여 시장 원리를 통한 효율적 자원 배분을 실현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경쟁적 어업으로 인한 자원 고갈을 방지하면서도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기술 혁신 측면에서는 선별적 어구의 개발과 활용이 두드러집니다. 그물눈 크기 조절, 탈출구 설치, 생분해성 어구 사용 등을 통해 목표 어종 이외의 혼획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소재와 설계를 적용한 어구들은 어린 개체들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도입도 주목할 만합니다. GPS와 어군탐지기를 활용한 정밀 어업, 실시간 어획량 보고 시스템, 해양 환경 모니터링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어업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어업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해양 보호 구역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도전과 기회

규제와 경제적 생계 사이의 균형 맞추기

해양 보호 구역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환경 보호 규제와 어업 종사자들의 경제적 생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보호 구역 설정은 단기적으로 어업 활동의 제약을 가져오며, 이는 지역 어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에서는 어업 제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구조 조정 지원 패키지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서 대체 생계 수단 개발, 기술 교육, 새로운 어업 기법 습득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점진적 전환 접근법도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갑작스러운 전면 규제보다는 단계적으로 보호 수준을 높여가면서 어민들이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민들은 새로운 어법을 익히고, 대안적 소득원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경제적 인센티브 구조의 설계도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어업 실천에 대한 프리미엄 가격 지급, 인증 제도를 통한 마케팅 이점 제공, 생태 관광 사업 참여 기회 확대 등을 통해 환경 보호 활동이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 인식 제고, 그리고 커뮤니티 참여 확대 방안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의 성공은 궁극적으로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변화와 자발적 참여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참여 확대 방안이 필수적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다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어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 교육에서는 지속 가능한 어법, 새로운 어구 사용법, 자원 관리의 중요성 등을 실용적 관점에서 다룹니다. 동시에 지역 주민들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 보호의 필요성과 지속 가능한 수산물 소비의 중요성을 알려나가야 합니다. 참여형 과학(citizen science) 접근법은 특히 효과적입니다. 지역 어민들이 직접 어류 개체수 조사, 서식지 모니터링, 환경 변화 관찰 등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과학적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보전 인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어민들은 자신들의 전통 지식이 과학적 연구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며, 보전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교 교육 과정에 해양 보호와 지속 가능한 어업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해양 보전 프로젝트를 운영함으로써 미래의 해양 관리자들을 양성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 사례의 공유와 네트워킹이 중요합니다. 지역 간 경험 교류, 모범 사례 벤치마킹, 전문가와 실무자 간의 지속적 소통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어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적 접근을 통해 해양 보호 구역에서의 지속 가능한 어업은 단순한 환경 보호 수단을 넘어 지역 발전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