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인류에게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생계의 터전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해양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전통적인 어업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어선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는 해양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오염원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어선 연료 대체 기술의 필요성과 배경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친환경 어업의 중요성
해양은 지구 생태계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전 세계 어선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1억 5천만 톤에 달합니다. 어류의 서식지인 바다에서 직접 이루어지는 어업 활동이 오히려 그 생태계를 파괴하는 모순적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적으로 잡힌 수산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수산물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기존 어선 연료의 환경적 문제점
현재 대부분의 어선은 디젤유나 벙커C유와 같은 중질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선 1척이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평균 200-300톤에 달하며, 대형 원양어선의 경우 그 양이 수천 톤에 이르기도 합니다.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은 바닷물의 산성화를 가속화시켜 산호초와 조개류 등 석회질 껍질을 가진 해양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미세먼지 배출과 기름 유출 사고의 위험성도 상존하는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어선 연료 대체 기술 소개
바이오디젤과 생물기반 연료의 적용 가능성
바이오디젤은 어선 연료 대체 기술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제조되는 바이오디젤은 기존 디젤 엔진에 큰 개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 전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생애주기 전체에서 탄소 중립적이며, 황 함량이 극히 낮아 황산화물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간 약 40만 톤의 폐식용유가 발생하는데, 이를 모두 바이오디젤로 전환할 경우 상당한 양의 어선 연료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 및 전기 추진 기술의 활용
LNG는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차세대 선박 연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벙커C유 대비 약 20% 적고, 질소산화물은 80%, 황산화물은 거의 100% 감소합니다. 전기 추진 기술은 가장 청정한 어선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운항 중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어 진정한 의미의 무공해 어업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완전 전기 추진 어선이 상용화되어 연어 양식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료 전환에 따른 경제적·운영적 영향
초기 투자 비용과 장기 운용 비용 비교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은 상당한 초기 투자를 수반합니다. LNG 추진으로 개조하는 경우 척당 5억-10억원, 전기 추진 시스템 설치에는 3억-7억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운용 비용을 고려하면 LNG는 연료비가 20-30% 절약되며, 전기 추진의 경우 연료비는 디젤의 절반 수준입니다.
어민과 업계의 수용성 및 기술 전환 장벽
새로운 기술에 대한 어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신뢰성 문제입니다. 바다에서의 엔진 고장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하지만 젊은 어민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브랜드 수산물 생산업체들은 친환경 이미지가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사례 및 정부의 정책 지원 현황
유럽과 일본의 친환경 어업 선도 사례
노르웨이는 2030년까지 모든 연안 어선을 전기 추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연어 양식업체 살마(Salmar)의 전기 추진 작업선 'Pioneer'는 연간 9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 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일본은 수산청 주도로 '그린 성장 전략'을 통해 어선 현대화 사업에 연간 500억 엔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LNG 추진 어선 도입에 대해서는 건조비의 50%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친환경 어선 전환 지원 정책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어업 부문의 친환경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기 추진 어선의 경우 건조비의 70%까지, LNG 추진 어선은 50%까지 정부가 지원합니다. 전국 주요 어항 100곳에 전기 어선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계획도 추진 중입니다.
FAQ
어선에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면 성능에 영향이 있나요?
바이오디젤은 기존 디젤과 거의 동일한 성능을 보입니다. 발열량이 디젤보다 약 5% 낮지만, 실제 어선 운항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성능 저하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저온에서의 유동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어 겨울철에는 일반 디젤과 혼합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 추진 어선의 항속 거리와 충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최신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소형 어선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12-15시간 연속 운항이 가능하며, 이는 대부분의 일일 조업에 충분합니다. 급속 충전 시 3-4시간이면 완료되어 야간 시간을 이용하면 다음날 조업에 지장이 없습니다.
LNG 연료는 기존 선박에 쉽게 적용할 수 있나요?
기존 어선에 LNG 추진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상당한 개조 작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모듈형 LNG 시스템이 개발되어 개조 기간과 비용을 30% 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어업 전환에 정부 보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전기 추진 어선의 경우 건조비의 최대 70%까지, LNG 추진 어선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5톤급 전기 추진 어선의 경우 건조비 3억원 중 2억 4천만 원을 지원받아 어민 부담은 6천만 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친환경 어업을 위한 어선 연료 대체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바이오디젤부터 전기 추진, LNG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적 대안들이 실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어민들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바다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친환경 어업으로의 전환은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할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