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어업 환경에서 해양 생물의 비의도적 포획과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괭이, 바다거북, 해양조류 등 보호 대상 종들이 어업 활동 중 혼획되어 생명을 잃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차단 및 보호 장치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들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어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해양 생물 유입의 주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신 보호 장치 기술들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또한 국내외 적용 사례와 성과를 비교 분석하며, 효과적인 제도적 지원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다루어 어업인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어업 활동 중 해양 생물 유입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
혼획과 유입의 개념과 주요 사례
혼획(Bycatch)이란 어업 활동에서 목표 어종이 아닌 생물이 의도하지 않게 포획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원하지 않는 어종의 포획을 넘어서 해양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혼획에는 상업적 가치가 낮은 어류뿐만 아니라 해양포유류, 바다거북, 해조류, 산호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포함됩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혼획, 좌초, 표류한 상괭이가 4천여 마리에 달해 해마다 약 800마리의 상괭이가 바닷가에서 사체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는 상괭이뿐만 아니라 다른 해양 생물들도 비슷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자망 어업과 통발 어업에 의한 혼획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혼획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개체 수 감소에 그치지 않고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생물 다양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최상위 포식자인 고래류나 상어류의 혼획은 하위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결과적으로 어업 자원의 지속 가능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어구 및 어법에 따른 비의도적 생물 포획 문제
어업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어구와 어법은 각각 고유한 혼획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망어업의 경우 그물 크기와 설치 깊이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해양 생물이 걸려들 수 있으며, 특히 유령 어구로 인한 지속적인 피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폐기되거나 유실된 어구가 바닷속에서 계속해서 생물을 포획하는 현상은 해양 환경에 장기간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됩니다. 트롤어업은 대량 포획이 가능한 반면 선택성이 낮아 목표 어종 외의 다양한 생물이 함께 포획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서 트롤의 경우 해저 생태계를 직접적으로 교란시키며, 저서 생물과 서식지를 파괴하는 부작용을 야기합니다. 연승어업 또한 미끼에 유인된 바다새나 바다거북 등이 낚시에 걸려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 통발어업은 상대적으로 선택성이 높다고 여겨지지만, 통발 내부로 들어간 생물이 탈출하지 못해 폐사하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소형 해양포유류나 바다거북이 통발에 갇혀 익사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구의 설계와 운영 방식의 개선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어 기술적 대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 보호를 위한 주요 차단 및 보호 장치의 종류
혼획 방지망, 탈출구, LED 조명 장치 등 기술적 장비
현재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는 혼획 방지 장치들은 크게 물리적 차단 방식과 행동 유도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혼획 방지망(Bycatch Reduction Device, BRD)은 트롤 어구에 설치되어 목표 어종은 포획하되 비목표 어종의 탈출을 돕는 장치입니다. 격자형 분리기나 탈출 패널 등이 대표적이며, 어종의 크기나 행동 특성을 활용해 선택적 포획을 가능하게 합니다. 거북 배제 장치(Turtle Excluder Device, TED)는 새우 트롤어업에서 바다거북의 혼획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로, 그물 내부에 설치된 격자가 큰 개체는 탈출시키고 작은 새우만 포획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장치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바다거북 보호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LED 조명 장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혁신적 기술 중 하나입니다. 특정 파장의 LED 빛을 어구에 부착하여 해양 생물의 시각적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혼획을 방지하는 원리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색 LED 조명을 자망에 부착했을 때 바다거북의 혼획률이 최대 64%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상어류의 혼획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통발에 설치되는 생분해성 탈출구는 해양포유류가 갇혔을 때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열려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이는 유실된 어구로 인한 지속적인 피해를 방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음향 장치와 자기장 기술을 활용한 생물 회피 유도
음향 경보 장치(Acoustic Deterrent Device, ADD)는 해양포유류가 어구 주변에 접근하지 않도록 특정 주파수의 음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입니다. 돌고래나 고래류는 뛰어난 음향 탐지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이들이 불쾌하게 느끼는 주파수의 음파를 발생시켜 어구 주변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원리입니다. 다만 음향 공해나 다른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기술입니다. 핀거(Pinger)라고 불리는 소형 음향 장치는 자망에 부착되어 정기적으로 음파를 발생시켜 해양포유류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이 장치는 배터리로 작동되며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신호를 송출하여 효과적인 혼획 방지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장 기술은 상어류와 가오리류가 가진 전기 감각(Electroreception)을 활용한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이들 연골어류는 매우 민감한 전기 감각기를 가지고 있어 인공적으로 생성된 자기장에 회피 반응을 보입니다. 네오디뮴 자석이나 전기적 장치를 어구에 설치하여 상어류의 접근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적용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며, 각 어업 형태와 대상 해역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외 어업에서의 보호 장치 적용 사례
국내 연근해 어업에서의 장치 도입 현황과 효과
우리나라는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혼획 방지 장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해안의 새우 트롤어업에서는 거북 배제 장치 설치가 의무화되어 바다거북 혼획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동해안의 자망어업에서는 상괭이 혼획 방지를 위한 음향 경보 장치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초기 결과는 고무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주도 연근해에서는 LED 조명을 활용한 자망어업 시범 사업이 실시되어 바다거북과 상어류의 혼획을 크게 줄이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어업인들의 초기 우려와 달리 목표 어종의 어획량에는 큰 영향이 없으면서도 혼획은 현저히 감소하는 결과를 얻어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했습니다. 남해안의 통발어업에서는 생분해성 탈출구 설치 사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유실 어구로 인한 지속적인 해양 생물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어업인들의 보호 장치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구입비 지원과 기술 교육을 병행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 해역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어, 향후 더욱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보호 장치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 선진국들의 해양 생물 보호 사례와 규제
미국은 1989년부터 거북 배제 장치 사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여 바다거북 보호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포유류 보호법을 통해 혼획으로 인한 해양포유류 사망률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어업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는 회색고래 보호를 위해 특정 시기에 게잡이 어업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공통어업정책(CFP)을 통해 회원국 전체에 혼획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돌고래 보호를 위한 음향 경보 장치 사용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독자적인 혼획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시간으로 혼획 현황을 파악하고 신속한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남극해 조업에서 앨버트로스 보호를 위한 특별한 장치 개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연승어업에서 새 줄(Bird line)과 야간 조업을 통해 바다새 혼획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러한 기술과 노하우를 다른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참치연승어업에서 원형 낚시를 사용하여 바다거북 혼획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자국 어선뿐만 아니라 국제 수역에서 조업하는 다른 국가 어선들에게도 이 기술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어민 교육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 지원 및 보조금 제도
우리나라 정부는 지속 가능한 어업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혼획 방지 장치 구입에 대해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영세 어업인들이 부담 없이 장치를 도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한 장비 구입비뿐만 아니라 설치비와 유지관리비까지 포함하여 어업인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지자체별로도 독자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중앙정부 지원과 연계하여 더욱 포괄적인 지원이 가능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해양 생물 보호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LED 조명 장치 도입에 추가 지원을 하고 있으며, 경상남도는 통발어업의 탈출구 설치에 대해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한 보호 장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어업인들에게 우수 어업인 인증과 함께 유통 과정에서의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 친화적 어업을 통해 잡힌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증가에 부응하는 조치로, 어업인들에게는 추가적인 경제적 동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민 대상 교육 및 장비 사용 역량 강화 방안
보호 장치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어업인들의 올바른 이해와 숙련된 사용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주관하는 교육 과정에서는 각종 보호 장치의 원리와 설치 방법, 유지관리 요령 등을 실습 위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단순한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 해양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한 어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어업인들이 보호 장치 사용을 단순한 규제 준수가 아닌 미래 어업 자원 보전을 위한 투자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 수협과 어업인 단체들도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현장 중심의 실용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도 어업인들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한 경험 공유는 다른 어업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도 구축되어 바쁜 어업 일정으로 인해 집합 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어업인들도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층적인 교육 체계를 통해 보호 장치 사용의 전문성과 효과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FAQ
해양 생물 유입 차단 장치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주요 차단 장치로는 물리적 방식과 행동 유도 방식이 있습니다. 물리적 방식에는 혼획 방지망(BRD), 거북 배제 장치(TED), 생분해성 탈출구 등이 있으며, 행동 유도 방식에는 LED 조명 장치, 음향 경보 장치(ADD), 자기장 기술 등이 포함됩니다. 각 장치는 어업 방식과 대상 해역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며, 복합적으로 사용할 때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혼획을 줄이면 어획량에도 영향이 있나요?
초기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보호 장치들은 목표 어종의 어획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이 유지되어 어업 자원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입니다. 일부 장치의 경우 초기 적응 기간에는 약간의 어획량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적절한 사용법을 익히면 이러한 영향은 최소화됩니다. 또한 환경 친화적 어업으로 잡힌 수산물에 대한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보호 장치 설치 시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보호 장치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비용은 다양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활용하면 어업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LED 조명 장치는 개당 5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이며, 음향 경보 장치는 20만 원에서 50만 원 선입니다. 거북 배제 장치나 혼획 방지망은 어구 크기에 따라 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비용의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있어 실제 어업인 부담은 상당히 적습니다. 또한 장치들의 내구성이 우수하여 한 번 설치하면 몇 년간 사용할 수 있어 연간 비용으로 계산하면 매우 경제적입니다.
보호 장치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어업에 대해 보호 장치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새우 트롤어업에서의 거북 배제 장치 사용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어업 허가 취소나 조업 정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어업에서는 아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정부에서는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자율적으로 보호 장치를 사용하는 어업인들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향후 의무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